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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ife/& Latte of 아르미

다사다난 군스토리 - 9(힐링캠프_part.1)

이번에는 조금 복잡하고 복합적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이번 스토리는 간부의 문제, 용사들의 문제, 시스템의 문제, 지휘관의 문제 모두 내포하고 있어서 관점에 따라 다르게 판단할 수 있을거라 생각된다.

 

내가 소위로 임관하고 부대에 전입을 오고나서 가장 신기하면서도 어이없게 느꼈던 것 중 하나가 있다. 바로 '힐링캠프'

군 생활 간 복무부적응자 또는 정상적인 군복무가 어렵다고 판단하는 용사들을 전담관리하는 임시기관이다.

오늘 주제는 '힐링캠프'에 관련된 모든 것들을 설명해보려한다. 양이 많을 것을 염두하여 풀어쓰기 쉽고, 이해하기 쉽도록 Q&A형식으로 글을 써내려가보려 한다

 

Q. 병무청 신체검사를 받고 군을 입대하는 과정이 있는데 왜 걸러내질 못하나?

1. 병무청 신체검사는 복무가능 여부를 판단하는 아주 간단한 신체검사만 진행한다. 90%가 넘는 인원이 신체검사 당일 결과가 나오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완벽하게 걸러질 수 없다.

2. 병무청 데이터가 정확하다고 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이 성실한 마음으로 군복무에 임해보려고 자신의 질환을 숨기고 자원입대를 했다가 복무생활을 채 못견디고 뒤늦게 자신의 질환을 공개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건 개인이 작정하고 계획한 것이기 때문에 걸러낼 수가 없다.

 

Q. 복무부적응 판단은 누가 하는가?

1. 우선 용사가 군을 입대하면 주기적인 심리검사를 받는다. 그 데이터로 1차 판단을 한다. 그 다음 담당 소,중대장 또는 부대 지휘관의 주기적인 상담과 복무생활 평가를 통해 2차 판단을 한다. 근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1-1. 평균적으로 생각하는 소대인원은 30여명정도. 지금은 저출산, 인력감소 등으로 30여명이 안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소대장이 하루에 한명씩 상담을 한다면 사이클 한번 도는데 한달정도가 소요된다. 중대는 3개소대에 규모니까 중대장은 하루에 최소 3명이상 상담을 해야 한달 사이클을 맞출 수 있다. 근데 소,중대장이 상담할 시간이 있을까? 저얼대 없다. 앞서 언급했다시피 복무인원은 감소하는데 업무의 양은 변함이 없다. 10명이 했던 업무를 1명이 해야한다면 여유가 있을까? 소,중대장은 전투태세완비에도 정신이 없는데 군인 본연의 목적은 둘째치고 상담을 하고 일지를 작성해야하다니... (심지어 OBC 소대장 교육과정에서 상담관련 교육을 제대로 가르쳐주지도 않고, 상담일지 작성하는 시스템활용 방법도 안알려줌. 그냥 암것도 모르는 소대장과 용사 둘이서 생쑈를 하는거다.) 결론적으로 2차 판단이 객관적이고 정확성 있는 데이터라고 볼 수 없다.

 

Q. 그러면 제대로 된 판단근거도 없는 것인가?

A. 놉! 위과 같은 문제로 인해 생겨난 제도. "병영생활전문상담관"을 도입한다. 상담에 대한 전문 자격과 경험이 있는 사람을 채용하여 병영생활에 대한 고민과 문제를 해결하기위해 도움을 주는 전문인으로서, 복무부적응에 대한 명확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조언을 해주는 사람이다. 근데..... 진짜 하나같이 자격만 있지, 실력은 개뿔, 아주그냥 문제투성이다.

 

이게 이번 파트1에서 다룰 메인 주제이다. '병영생활전문상담관' 두둥!

 

이제 각자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상담관에 대해 설명해보고자 한다. 국방부가 얼마나 쓸데없는 짓을 하고 있는지 알게 될것이다.

[관리부대 입장]

- 국방부에서 직접 고용한 인력으로 부대별 상담관 관리는 최소 사단급에서 관리하고, 그 소속이 지휘부 또는 인사처와 연결되있는 편이다. 그래서 그런가 지들이 콧대가 높은 줄 안다. 별 달린 장군이 대우해주니까 자기도 그 쯤 어딘가 있는 줄 안다.

- 정규직 아님, 계약직임 / 군무원 아님 / 공무원증 비스무리한거 발급할 수 있어서 공무원인마냥 행세하고 다님

- 심지어 전방부대에 배치되거나 자기가 거주하던 지역과 너무 먼 곳으로 배치받는 경우에는 군숙소를 제공해달라고 한 다. (군 간부들이 쓰기에도 이미 과포화 상태인데 왜 민간인인 상담관한테 숙소를 줘야하지?)

- px 맘대로 씀(근데 px 쓸 수 있는 대상에 포함 안됨. 그냥 부대 마음대로 들락날락 하니까 px 막 씀)

- 군과 관련된 사람이지만 실제로 군에 소속된 사람은 아니기 때문에 군 시스템에 접근할 수 없는게 당연한데, 상담관들은 업무를 핑계로 군 인트라넷 시스템에 계정을 생성해달라고 한다. (어차피 제대로 쓰지도 못하는거 왜 해달라 하는건지)

 

[군의관 입장]

- 제일 핵심적인 문제! 지들이 아주 정신과 의사여..... 상담 한번에 복무부적응, 정신적소견 등등 다 주절거리고 그냥 판단해버림. 내가 위에 파랗게 '조언을 해주는 사람'이라고 쓴 이유가 여기서 나온다. 상담관은 용사들을 판단할 수 있는 능력과 자질이 없다. 그렇게 해서도 안된다. 그러면 부대 기강을 흐트리고, 지휘관에 대한 월권이 되버리기 때문이다. 단순히 군대에 시스템적 문제만이 아니라, 상담관은 정신적 분석을 할 수 있는 실력이 없다. 지가 무슨 정신과 의사도 아니고...

- 실제로 부대 의무관으로 있는 정신과전문의가 제일 쓰레기라고 평가하는 사람이 바로 상담관이다. 실제 복무부적응에 대한 판단은 정신과 군의관이 다회에 걸쳐 진료를 통해 나오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중간과정에서 상담관이 먼저 판단해버리니 얼마나 어이가 없을까.....

 

[지휘관 입장]

- 매월 아니 거의 격주로? 병력신상관리회의라는 시간이 있다. 사단을 기준으로 참모장 예하 작전지속지원부대장 및 각 여단급으로 병력관리실태를 보고하는 시간이다. 이때 보고되는 사안중에 하나가 '힐링캠프 입소현황'과 복무부적응자 관리현황이 있다. 각 부대 지휘관은 아무래도 이 회의시간에서 가장 민감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라 평상시에 매우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있고, 실제도 회의를 주관하는 주관자 역시 이미 수시보고로 어느정도 알고 있는 내용이다.

- 근데 여기서 항상 상담관이 태클을 건다. 예를 들어 A부대에 힐링캠프 입소인원이 2명에서 3명으로 늘었다. 이 부분에 대해서 객관적 데이터에 입각해서 조언만 해주면 되는데.... 꼭 '각 담당 지휘관 또는 소.중대장 관심이 미흡해서....'뭐 이딴식에 말을 주절거린다. 솔직히 그 말은 이 회의시간이 아니라 수시로 지휘관에게 각인시켜서 노력을 하게끔 유도해야 하는거 아닌가? 왜 꼭 여단장, 참모장 있는 앞에서 그렇게 얘기해가지고 박살을 나게 만들고, 더구나 노력을 안하는 것도 아닌데 지 입장에서만 생각하고 뱉는지 참 의문이다.

- 지휘관은 상담의 전문가가 아니다. 그래서 상담관이 굉장한 조력자로 다가온다. 근데 상담관은 조언이 아닌 결과를 준다. A라는 용사는 OO이라는 결과이고, B는 어쩌고저쩌고..... 부대관리 하나한 신경써야하는 지휘관입장에서는 세심하게 상담해준 고마운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이렇게 이유없는 맹신을 하다가 독박쓰는 경우가 많아서 엄청 싫어한다. 더구나 지휘관은 본인인데 왜 상담관이 결과를 도출하고 평가를 해버려? 감히?

 

[소,중대장 입장]

- 이들에게는 그냥 좋은 존재다. 과거 명칭으로 OBC 교육과정에 상담관련 교육도 없고, 보,포병 같은 경우 밖에서 실훈련하느라 군 인사시스템, 컴퓨터로 하는 작업들은 제대로 배우지도 않아서 뭘 어찌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초짜라서 상담관이 말하는게 곧 룰이고 전문가 의견으로 들리기 때문에 절차라는걸 모른다. 지가 규정을 제대로 파지 않는이상.

- 이건 소,중대장들에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이 과정에서 걸리는 사람이 고역을 치른다.

 

"상담관 니들..... 똑바로해..... 잠재적 살인마야......"

- 내가 실제 힐링캠프를 운영하는 분께 들었던 스토리가 하나 있다.

한 용사가 복무부적응으로 인해 심리검사, 지휘관 상담 절차를 받고 상담관과 상담을 했다.

근데 상담관이 그 용사에게 '너는 전두엽쪽에 문제가 있어서 정신적으로 부대를 제대로 적응하지 못할 것 같다. 군의관에게 소견서 써달라고 해서 힐링캠프로 가라'라고 했다는 것이다.

이게 얼마나 위험한 일이냐면..... 그 아이는 최대한 부대를 적응하려고 노력했고, 해당부대 지휘관도 독려하면서 무려 반년 넘게 부대적응에 노력해온 친구였는데, 그 말 한마디에 모든 의지를 다 뺏긴 사람처럼 풀이 죽어지내다가 부대 화장실에서 자살을 했다.

물론 복무부적응 및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로 사건은 종결됐지...... 그 상담관은 아마 지금도 누군가에게 그런식으로 상담을 하고 있을 것이다. 

 

파트2에서는 힐링캠프의 문제, 병력관리 현주소를 하나씩 뜯어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