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Travel/& 2023 Philippines

필리핀 외노자 생존기_2(신체검사)

해외 취업에 성공하고, 회사 첫 출근 전까지 해야할 일들이 너무나도 많다

 

1. 신체검사

2. 신원조회

3. 계좌개설

4. SSS Number 등록

5. BIR(국세청) 등록

 

하나하나 클리어 해나가면서 드는 생각은.... 과정 자체는 정말 단순한데, 업무 프로세스가 우리나라 7~80년대를 연상케 하는 수준...

 

오늘은 그 과정 중 신체검사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신체검사는 우리나라에서 왠만한 중견, 대기업에 입사하기 전에 하는 채용 건강검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회사에서 지정한 병원에 방문해서 건강검진을 받으면 되는건데...

 

필리핀은 한국에서 받은 건강검진은 승인하지 않고, 꼭 지정한 병원으로 가서 건강검진을 받아야한다

나는 숙소에서 약 3km 떨어진 SM몰 안에 있는 병원을 지정받았고, 지프니를 이용해서 다녀왔다

색다른 경험을 해본 지프니

지프니는 현재 기본운임 13페소(한화 약 307원)을 받고 있고, 기본운임으로는 3km정도를 갈 수 있다

필리핀은 버스 정류장이 따로 없고, 지프니든 버스든 그냥 아무데서나 손 흔들거나 운전기사랑 눈 마주치면 그냥 탄다

 

워낙 지프니가 많다보니 교통체증은 그냥 애교다

장거리를 오갈때는 그랩을 이용했는데 평균 시속이 20-30km밖에 안나온다

 

병원에 도착해서 건강검진을 위해 데스크로 가니, 내 여권과 회사에서 병원으로 보낸 공문을 토대로 등록을 해준다

 

건강검진 순서는 다음과 같다

- 혈압체크

- 몸무게, 키

- 시력검사

- 소변, 대변검사

- 혈액검사

- 흉부 엑스레이

- 전문의 상담

 

우리나라 같으면 30분도 안걸릴 과정인데, 여기서는 최소 2시간이 걸리더라.....

이유는 단순하다 ㅋㅋㅋㅋ 모든 과정이 다 아날로그거든.....

 

한국은 혈압측정 기계가 있는데, 여기는 90년대에 간호사가 직접 공기 넣어서 청진기로 측정하고 있고....

몸무게는 과거 씨름선수 계측할때 쓰던 추 달린 저울....

소변과 혈액 만으로도 검진할 수 있는 데이터가 많아서 대변검사가 없어진 세상임에도 여긴 아직도 대변검사를 하더라...

벽에 보이는 시력측정판....

시력측정도 너무 웃겼다

간호사가 '내가 있는 곳까지 와서 서봐'하더니 숟가락을 주고 양쪽 눈을 번갈아 가면서 가리고 번호에 해당하는 줄을 읽으면 끝

진짜 아날로그 그 잡채.....

 

다행인건 혈액검사 때 재생바늘을 쓰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전문의 상담을 받았다

진료실 들어가자마자 의사가 대뜸 '너 한국인이지? 내가 봐온 한국인들은 전부 영어를 왠만큼 하던데 초등학교때부터 영어를 배우니?'라고 스몰톡을 시전했다

그래서 나는 '내가 어렸을때부터 영어는 필수과목이었고, 의무적으로 배웠어... 아마 지금은 더할걸?'이라고 답해줬더니, '장난없네'라는 식으로 신기해하더라고?!

그리고는 '뭐 건강에 이상없지? 그래 잘가' 끝.

?!?!?!?!?!?! 검진보다 스몰톡 시간이 더 길다고?!?!

 

진짜 재미있는 나라일세 ㅋㅋㅋㅋㅋ

 

건강검진표

그렇게 2시간에 걸쳐 채용검진을 마치고 나왔다

 

신기했던 경험 및 팁

1. 여기 나라 사람들은 체크표시가 사선으로 찍! 이다

- 한국인이라면 무조건 '어? 내가 뭐 틀렸나?' 싶을거다

2. 대변검사가 존재하기에 절대 검진 전에 속을 비우면 낭패본다

3. 한국에서 당연했던 것들이 필리핀에서는 절대 당연하지 않다

 

채용검진에 대한 결과는 약 일주일 정도가 걸린다고 했고, 나는 그때까지 남은 과정을 차곡차곡 해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