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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외노자 생존기_10(델리만쥬)

필리핀에 살면서 가장 발전이 필요하다 느낀 부분은 ‘도로’
아스팔트 상태가 멀쩡한 곳이 거의 없을 정도로 아주 엉망이다

보니파시오나 MOA같은 유동인구가 높은 곳도 아주 일부만 멀쩡한 도로상태를 가지고 있고, 조금만 벗어나면 포트홀, 열섬현상 등 차량에 치명적인 도로 상태가 넘쳐난다

더구나 개인 사유지에 해당하는 도로나 중간중간 빌리지가 많다보니 국영도로로 시원하게 뚫려있는 곳이 없다

쉬운 예로, 내가 사는 알라방지역에서 한국인들에게 유명한 다이빙 명소인 바탕가스까지 고작 80km정도 밖에 안되는데도 개똥같은 도로 퀄리티와 교통체증으로 2시간 이상 걸리는게 기본

구글 지도에서 ‘어? 생각보다 얼마 안걸리네!’하면 큰일난다
마닐라 어느 곳을 가든 예상 소요시간에 x2는 필수.

2025년이 되고, 그동안 집-회사-집만 반복했던 라이프에서 벗어나 주말마다 뭐라도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밖을 나가기 시작했다.

사실 주간에는 살이 타는듯한 날씨로 밖을 나가는걸 극히 꺼렸는데, 이미 1년동안 실컷 탄 몸.... 내가 이 나라를 뜨더라도 원래 까만 피부 태생이기에.... 그냥 나가자... ㅋㅋ


날씨도 화창하고 이번 주말 대중교통 여행 목표는 델리만쥬를 사먹는 것!

명동 델리만쥬

한국에서도 휴게소가 보였다하면 무조건 사먹는게 델리만쥬였는데 ㅋㅋ
필리핀에도 델리만쥬를 먹을 수 있다는거!!

'Moshi Manju'라는 조그마한 가게인데 체인점으로 운영되며 마닐라에는 3-4개 있는걸로 알고 있다

가게에 붙어있는 비주얼과 완전 다르다
심지어 한국식 케이크라고 써져있다 ㅋㅋ

그냥 우리나라에서 파는 델리만쥬랑 똑같다
소문에는 델리만쥬가 필리핀에 진출할라고 장비를 들여왔지만 여차저차해서 결국 기계만 남고 매장은 오픈도 안한 뭐 그런 스토리가 있지만 믿거나 말거나~

아무튼

오전 온라인 예배를 드리고 바로 델리만쥬 가게로 출발

집 앞에서 지프니를 타고 버스 터미널로 이동
지프니는 3km에 13페소(약 300원)

3km가 짧다고 느껴지겠지만 필리핀에서 3km면 그 사이에 별별걸 다 볼 수 있다

군 복무시절 3km 달리기 12분30초로 항상 특급을 받아왔는데 필리핀에서는 차를 타고 이동해도 주중에는 절대 달성할 수 없는 시간이다 ㅋㅋㅋ 그만큼 교통체증 아주 헬이다

그렇다면 뛰어다니면 될까?
노노
필리핀은 도로 대기질이 최악이다.
지프니 매연, 왠만한 대중교통은 전부 중고차, 아스팔트에서 나오는 분진 등.... 뛰어다니면 인간 공기청정기로 폐암 획득 가능

새롭게 생긴 알라방 버스터미널
작년까지는 starmall이 있었는데 깔끔하게 허물고 터미널로 운영중이다

버스 터미널은 그냥 우리나라 지방에 있는 시외버스터미널이랑 비슷하게 생겼다

버스 안에서 비용을 지불하고 타는 버스도 있고, 교통카드를 아용해야만 하는 버스노선도 있기 때문에 매표소에서 나의 목적지를 말하면 어떻게 타야하는지 알려준다.

그리고 버스 앞유리에는 목적지가 덕지덕지 붙어있기 때문에 뭘 타야할지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한가지 주의할 점!
나처럼 특정 약속이 있는게 아니라면 마음을 느긋하게 먹고 버스를 타야한다.

필리핀 버스는 좌석이 모두 차야만 출발한다 ㅋㅋㅋㅋㅋ
정해진 출발시간이 있는게 아니기 때문에 어쩔때는 버스 안에서 한시간을 보내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런 경험도 극히 적다.
버스를 이용하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아서 2-30분정도 기다리면 출발하는게 평균이다.

오늘은 처음으로 P2P버스를 이용해보기로 하고 버스 탑승.
버스도 그냥 다같은 버스가 아니다.

시내버스처럼 곳곳 정류장을 거치는 버스와 목적지까지 다이렉트로 연결해주는 버스가 있다.

가격차이는 꽤 있는 편이다.
시내버스는 일단 승객도 많이 타고, 목적지마다 가격을 달리 받기 때문에 보통 5-60페소(한화 약 1500원)수준이지만,

P2P버스는 좌석도 적고 정해진 시간에 반드시 출발하고, 목적지로 바로 연결되다보니 일반 버스에 비해 가격이 2-3배 이상 비싸다.

버스 전용차선이 있다보니 P2P버스도 꽤 빠르다

출발한지 30분도 안걸려서 메가몰 도착!

날씨는 우중충 하지만 오히려 햇볕 쨍쨍이 아니라서 더 좋다

요즘 내 용돈 털리는 타임존 구경도 한번 해주고

 

메가몰 왔다는 티는 내야 하니까

아이스링크장도 한번 구경해주고~

참고로 앵간치 규모가 있는 SM몰에는 전부 아이스링크장이 있다

 

딱 점심시간이 되어서 내 최애 돈까스를 먹기위해 푸드코트에 연돈으로!

한국에서도 쉽게 먹기 힘든 연돈을 여기서 먹는구나 위안을 삼고 주문을 하였으나,

당연히 볼카츠인건 알고 있었지만 진짜 너무하더라.... 주문한지 30분만에 나오는건 좀....

심지어 미소된장국 없으니까 반찬 더 주겠다고 한게 고작 저거.....

 

연돈 사장님! 필리핀 와서 지도편달 좀 하셔야겠어요

델리만쥬가 목적이었는데 델리만쥬 짝퉁인 타이거만쥬가 보이길래

이것도 한번 도전!!

음......... 델리만쥬가 백배 나아......

 

한국에서도 스타인웨이 피아노매장을 본 적은 없던거 같은데..... 가격도 후덜덜 하더라

메가몰 주변 교통은 항상 저렇게 차들이 빽빽하다

막히는건 아니에요 그냥 많은거지 교통흐름은 항상 똑같아요...... 절대 빠를 수 없는 나라이기에.....

찾았다 내 최애!!! 델리만쥬!!!!

가격은 미니박스 85페소, 빅 박스 130페소

빅 박스는 24개 들어가 있고, 맛은 카라멜과 초코가 있다

델리만쥬 근본은 당연히 커스터드이지만..... 이나라 입맛에 맞춰서 파는걸......

 

카라멜이 맛이 없는건 아니지만 커스터드에 비해서 진하고 달달구리함이 더 깊다는거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전철과 시외버스를 이용하는걸로!

전철역을 들어갈때는 반드시 보안검색대를 지나가야 하고, 전철은 20페소!(500원)

 

우리나라처럼 일회용 교통카드를 받고, 마지막에 내릴때는 카드를 넣는 방식으로 자동 회수된다

보증금이 필요없는거지~

 

필리핀 전철역사는 이렇게 생겼다

안전문이 없는 전철이 굉장히 생소하게 느껴지지........

나도 어렷을 적엔 안전문 따위 생각 안해도 무섭게 느껴지지 않았는데

왜 여기서는 무섭게 느껴질까 ㅋㅋㅋㅋㅋ

집에 돌아오는 길에 김밥재료 사서 갈라고 마트를 갔는데......

아씨..... 메가몰에서 단무지 봤을때 그냥 사올걸.... 괜히 무겁게 멀리서부터 사가는거 아닌가 싶어서 안샀는데....

집 근처 마트에 단무지 싹다 품절..... ㅜㅜ 내일 김밥 취소.....

 

서글픈 마음 망고슬러쉬로 달래리....

엉겁결에 알게된 슬러쉬 맛집 Rita's

가격은 커피 한잔 정도? 120에서 190페소니까 큰 사이는 5000원 정도 하는거지

 

진짜 이 나라는 아무리 차가운 음료를 사마셔도 얼음도 시원하지 않기 때문에 머리가 띵한 느낌이 드는 음료수가 없다

한번도 '키햐~~~ 시원하다!!!' 소릴 내뱉을만큼 짜릿하게 시원한 음료수를 먹어본 적이 없는데

 

여기 슬러쉬도 그렇게 안 시원하겟지 하고 와구와구 먹다가 쇼핑몰 한 구탱이에 쭈그려서 머리 부여잡고 속으로 비명지름

으어어어어어어어....... 머리 띵해............ 어어어엉...........

진짜 처음이다....... 너도 내 최애 등극이다..........